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철의 첫 번째 특성 '유연하게.' 일과 삶에 있어 점점 중요해지는 가치인 유연함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주 4일제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꽤 빠른 속도로 우리의 일과 삶은 유연해지고 있습니다. 자율출퇴근제나 PC오프 제도로 워라밸을 조절할 수 있고, 워케이션이나 재택근무도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우리가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혁신을 불러올 것 같아요.
얼마 전부터 저는 Chat GPT를 레어로우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제 업무를 지원하는 부가적인 용도지만, 벌써부터 레어로우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보여주니 아주 기특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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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레어로우를 한 문장으로 소개해 줘. A. 레어로우는 독특한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재료의 아름다움을 결합하여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철제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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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에피소드는 철의 유연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단함, 무거움, 튼튼함, 굳센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철이 유연하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시겠지만 목재를 비롯한 다른 소재들에 비해 분명 철은 유연한 소재입니다.
좁은 의미의 유연성을 따지면, 자재를 자유자재로 접거나 말아서 각을 세우거나 유려한 곡선을 만들 수도 있고요. 넓은 의미로는 순수한 철 외에도 다양한 합금이나 도금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니까요.
이 레터를 다 읽으신 후에는 제 이야기에 공감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철에서 시작되는 모든 이야기, 「ABOUT STE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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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로우가 새롭게 시도하는 카테고리, POLES MIRR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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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레어로우의 신제품, 솔리드한 컬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신 거울 POLES MIRROR입니다. 4월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죠.
어떠신가요? 첫인상은 어떤지, 어떤 단어나 감정을 느끼는지, 낯이 익는지 혹은 낯설게 느껴지는지,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지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 저희도 매일같이 스스로, 혹은 서로 물어보는 질문인 것 같아요.
얼마 전 오피셜 인스타그램을 통해 POLES MIRROR에 어떤 컬러가 어울리는지 투표를 진행했었죠. 저희 모두가 3,000개가 넘는 좋아요 숫자에 한 번, 그 투표의 결과에 두 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투표 결과는 영원한 비밀이 되겠지만 정말 매우 놀랍고 인상적이었어요.
여러분이 원하던 그 컬러를 가질 수 있는 기회, 바로 '프리오더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3월 7일부터 13일까지 11가지 컬러로 진행되는 이벤트를 통해 나만의 전신 거울을 찾아보세요. 정식 출시될 컬러가 아니라면 더는 구매할 수 없는 한정판이라는 것도 꼭 잊지 마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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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형이나 원형 디테일이 많은 레어로우의 제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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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리 살펴보신 POLES MIRROR, 그리고 위에 보이는 다양한 레어로우의 제품들. 딱딱하고 무겁고 차갑다는 인상보다는 부드럽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더 강하지 않나요? 부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길 바랍니다. 그 이유는 위의 제품들이 모두 철의 유연성을 적극 활용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유연성,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성질. 언뜻 강철(steel)이라는 단어의 일반적인 인상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단어가 왜 철의 특성 중 하나가 된 것일까요?
목재나 유리, 플라스틱 등 일반적인 소재와 차별화되는 철의 특성 중 하나는, 물리적인 힘으로는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굽거나 휘게 되죠. 이를 잘 이용하면 레어로우의 CYLINDER TABLE처럼 아름다운 원통형으로 가공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특성이 더해지는데요, 바로 가공경화 현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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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경화란? 금속의 가공 및 변형의 결과로 금속의 경도가 높아지는 현상. 금속의 원자 성질에 따라 변형이 일어나는 부분이 더욱 강하게 굳는 것으로, 날것의 철판보다 양 끝을 구부린 철판이 더욱 튼튼해지는 것과 같다. 단, 변형이 일어난 상태에서 한계치 이상의 힘을 가하면 굳은 채로 부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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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표현하자면, 한 번 변형이 되면 그 상태로 더 단단하게 굳는 것입니다. 추가적인 변형을 위해서는 훨씬 많은 힘이 필요하죠.
레어로우는 이러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절곡 가공을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제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오직 절곡만으로 만들어지는 RARERAW WORK MONITOR STAND처럼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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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유용하고, 디테일한 RRW MONITOR ST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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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넓은 의미의 유연성에 대해 살펴볼까요?
지난 'ep.2 - 온 세상이 철이다' 레터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철(steel)은 사실 순수한 철이 아닌 강철입니다. 용광로를 통해 생산되는 철은 탄소와 각종 불순물이 섞인 선철(pig iron)이며,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 비중을 조절하여 목적과 용도에 따라 연철, 강철, 주철 등으로 가공합니다. 즉, 철과 탄소의 합금인 것이죠.
이외에도 가장 대표적인 합금이 바로 스테인리스강(stainless steel)입니다. 철과 크롬을 합금하여 만든 소재로, 철이 쉽게 녹슨다는 단점을 강력하게 보완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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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금과 도금? 합금이란, 금속 원소끼리 또는 금속과 비금속 원소 사이에 금속 결합을 갖는 화합물을 일컫는다. 강철, 놋쇠, 청동 등 다양한 결합을 통해 물질의 중요한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보존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도금은 물질의 표면에 금속을 얇게 입히는 것을 말한다. 장식이나 원재료 보호, 전도도 강화, 마찰 감소 등을 위해 다양한 방법(전기, 융용 등)과 소재(금, 은, 아연, 크롬 등)를 활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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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결합인 합금과는 달리, 도금은 물리적인 결합입니다. 원재료의 표면에 다른 금속을 씌워 변형된 외관과 부가적인 기능을 얻는 것이죠.
레어로우는 주로 크롬과 아연 도금을 제품에 활용합니다. RARERAW WORK의 테이블과 모션 데스크에 적용된 크롬 도금은 투명한 은빛으로 시크함을 더해주는 특별한 컬러 옵션입니다.
오묘하고 신비한 색감을 자랑하는 NATURAL ZINK는 아연 도금에 후처리를 진행하여 탄생합니다. RARERAW RACK부터 BAN TRAY, BENN BOOKEND 등 다양한 레어로우 제품에 멋과 기능을 더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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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NATURAL ZINK 컬러 BENN BOOK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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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의 인사말에 남긴 것처럼, 유연함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제가 레어로우의 구성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철과 많은 것이 닮은 레어로우에게 유연성 또한 중요한 가치이자 사고방식이니까요.
서로가 각자의 정해진 모습이나 역할에 매몰되는 대신, 상황에 맞게 유연함을 가지고 대처하는 문화. 각자의 성격이나 스킬을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여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꿈꾸는 성장.
레어로우에게 유연성은 이러한 의미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한층 더 생각이 많아지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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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로우의 쇼룸은 어쩌면 레어로우 구성원들을 반영한 것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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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가지 유용한 정보를 공유드리면서 이번 레터를 마무리할게요. 바로 스테인리스와 크롬 도금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내용을 이해하셨다면, 스테인리스 도금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스테인리스는 철과 크롬의 합금이고, 크롬 도금은 철에 크롬을 도금한 것이니까요. 이 차이는 각각의 표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스테인리스는 크롬이 내부에도 섞여있기 때문에 부식성 물질(예를 들어, 물)이 닿을 때 철과 크롬의 산화가 동시에 일어나는데요. 사실은 철보다 크롬의 산화가 훨씬 빠르고 크게 일어납니다. 다만 철이 산화하면 붉게 녹스는 것과 달리, 크롬은 산화하며 매끈하고 반짝이는 산화물을 표면에 만듭니다. 이렇게 생성된 막이 철 산화를 방지하며 스테인리스의 특징을 유지하는 것이죠.
크롬 도금도 마찬가지로 산화를 강력하게 방지하지만, 외부 충격이나 긁힘에 의해 벗겨질 수 있다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 틈으로 산화가 일어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겠죠. 합금에 비해 쉽고 저렴한 방식이어서 장식이나 오브제에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그만큼 조심히 다룰 필요가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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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인 레어로우의 지난 뉴스레터들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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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터에서는 유연성이라는 주제로 철의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 부디 여러분께 유익한 레터가 되었기를 바라봅니다.
다음 달에는 철의 두 번째 특성, 내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철이기에 너무나 당연한 특성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와 깊이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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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로우 rare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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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레어로우 하우스 |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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