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구부리고 붙이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일. 레어로우의 디자인 랩 투어에서는 철재를 가공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번 레터에서 언급한 레이저 재단 다음으로 절곡 기계와 용접 장비들이 놓여 있었죠. 두꺼운 철판도 가차 없이 직각으로 접어버리는 절곡기와 두 개의 철판 사이에 높은 온도의 열을 가해 붙이는 용접을 체험하고, 마지막으로 파이프를 절곡하는 기계 앞에 섰습니다. |
|
|
그리 굵지도 않았지만, 아무리 두 손으로 힘을 줘도 미동조차 않는 철재 파이프였습니다. 설명을 듣고 기계에 파이프를 끼워 살짝 힘을 준 순간, 파이프가 엿가락처럼 말랑하게 휘어버리더라구요. 그 와중에도 신기했던 것은, 아주 정밀하게 각도를 계산해서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꺾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척추가 저렇게 접히는 것을 상상하며 섬찟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제야 수많은 의자와 테이블에서 봤던 견고하게 휘어진 파이프들의 탄생 배경을 깨달았습니다. 재단이 정교함과 섬세함의 영역이라면, 절곡과 용접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영역이 아닐까요? |
|
|
여덟 번째 에피소드는 철의 가공 - 절곡과 용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선 단계에서 모든 파츠들이 정밀하게 재단되어 준비가 완료되었다면, 절곡과 용접으로 모양을 만들어줄 차례입니다.
절곡은 꺾을 절(折)과 굽을 곡(曲), 즉 무언가를 꺾고 구부리는 가공 방법입니다. 그리고 용접은 쇠 녹을 용(鎔)과 이을 접(接), 즉 녹은 쇠를 이어 붙이는 가공 방법이죠.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두 방법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평면과 곡면을 더해 입체적인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죠.
2D에서 3D로 진화하는 단계인 절곡과 용접에 대해 소개합니다.
철에서 시작되는 모든 이야기, 「ABOUT STEEL」 |
|
|
첫 번째로 살펴본 '재단' 과정이 정밀한 기계 장비와 철저한 계산의 영역이라면, 이번 레터에서 살펴볼 '절곡'과 '용접'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사람의 손을 거치는, 장인정신의 영역입니다.
철제 가구가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 중, 절곡과 용접은 제품 디자이너의 설계를 재단된 자재로 구현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제품 디자인에 따라 구체적인 용도, 형태, 사양, 기능 등을 결정한 후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설계도와 계획을 작성합니다. 구체적인 제품 제작 과정은 레어로우 홈페이지 아티클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
*절곡은 나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자재에 적용되는 범용적인 기술입니다. |
|
|
절곡(Bending) 꺾을 절(折)과 굽을 곡(曲)을 합친 단어로, 재료를 꺾거나 구부려서 형태를 변형하는 일을 말한다. 자재의 형태에 따라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플랫한 판재 형태와 입체적인 형태를 구분하여 일정한 각도로 구부리거나 유선형으로 굴리는 방식을 적용한다. |
|
|
절곡은 선과 면을 입체로 변형하는 대표적인 과정입니다. 철제 가구를 만드는 자재는 철판과 같은 플랫한 형태부터 파이프처럼 원형이나 사각형처럼 입체적인 형태까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하지만 절곡이나 용접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모든 자재는 2D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즉, 철제 가구를 만들기 위해 절곡과 용접은 필수적입니다. |
|
|
*절곡과 관련된 기계들, 그리고 그 결과물들. |
|
|
절곡은 다양한 금형과 디테일한 각도 조정을 통해 상상하는 모든 형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90도 직각부터 매끄러운 유선 형태까지 심미성과 실용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죠.
절곡의 강점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레어로우 제품은 BENN BOOKEND입니다. 세 가지 형태 - CIRCLE, TRIANGLE, RECTANGLE - 모두 정밀한 절곡으로 완성한 제품입니다. 특히, RECTANGLE 형태는 강도와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절곡의 특징을 완벽히 구현했습니다. |
|
|
*용접은 주로 선박 제조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기술입니다. |
|
|
용접(Welding) 쇠 녹을 용(鎔)과 이을 접(接)을 합친 단어로, 아주 높은 온도로 금속을 녹인 후 식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부분을 하나로 잇는 일을 말한다. 강한 빛과 열을 필요로 하며 유해한 가스를 발생시키므로 정밀함과 인내심, 집중력을 요구한다. |
|
|
용접은 녹여서 붙이는 것과 눌러서 붙이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됩니다. 금속 자재를 녹여서 붙이는 방식(Fusion Welding)은 아주 높은 온도의 열을 가해 소재 자체를 융해시키는 방식이고, 눌러서 붙이는 방식(Pressure Welding)은 직접 열을 가하는 소재만을 녹여서 붙이는 방식입니다.
용접은 추가 부품을 필요로 하지 않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이지만, 그만큼 품질을 보증하기 어렵고 과정 자체가 위험합니다. 작업자의 역량에 따라 완성도 자체가 좌우될 수 있으며, 용접 과정에서 화상, 실명, 가스로 인한 질식 등 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접 기술자의 가치는 날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용접 기술에 대한 장인정신을 가지고 레어로우에서 일하는 분들의 진정성을 아래 아티클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
|
|
*용접은 극한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
|
|
용접 직후의 상태를 보면, 자재가 녹았다가 붙은 흔적이 불규칙적인 날것의 패턴으로 드러납니다.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그라인딩 과정이 필요합니다. 원목을 가구로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사포질과 코팅을 거치는 것처럼, 용접 이후에도 그라인딩을 통해 최대한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마감을 진행합니다.
레어로우의 BAN TRAY는 용접을 통해 완성되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계산된 그리드에 맞는 사이즈와 각도를 맞추기 위해 정밀한 재단과 용접을 거칩니다. 절곡으로도 정확한 각도를 맞출 수는 있으나, 모든 면을 직각으로 세우면서 틈을 메꾸는 것은 용접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
|
|
*절곡과 용접이 조화를 이루는 SYSTEM000. |
|
|
철을 가구로 만들기 위해 절곡과 용접은 절대 누락할 수 없는,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과정입니다. 레어로우는 물론이고, 모든 철제 가구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절곡과 용접의 흔적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레어로우의 제품 디자인팀은 절곡과 용접을 활용해 효율적이면서 아름다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절곡과 용접이 전혀 다른 과정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결과물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가구로서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양재택일의 과정이다보니 디자이너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많이 개입될 수밖에 없고 그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곡과 용접의 디테일을 따질 수 있게 되면 철제 가구를 보는 맛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이죠. |
|
|
차곡차곡 쌓인 레어로우의 지난 뉴스레터들이 궁금하다면? |
|
|
마지막으로 철제 가구를 완성하는 과정은 도장입니다. 철제 가구에 색을 입혀 생명력을 부여하는 과정이죠. 도료의 종류와 도장의 방식이 정말 다양하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에도 극명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음 달 레터를 통해 함께 자세하게 살펴보시죠. |
|
|
레어로우 rareraw
장안동 쇼룸 |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83길 31 스틸얼라이브 1층
성수 레어로우 하우스 |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20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