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어로우 브랜딩 팀장이 철제를 사랑하는 이유는?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들 각자 어떻게 새해를 맞이하고 계시나요?
저는 2024년의 첫날을 2024년의 나머지 날들에 대한 계획을 짜는 날로 보냈습니다. 건강하기, 많이 벌고 적게 쓰기, 행복하게 살기 등등. 매년 뻔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새해 다짐들을 차례로 나열하던 중에 문득, 뉴스레터 생각이 나더군요.
뉴스레터를 2024년 한 해, 52주 동안 규칙적으로 발행하고 완주해 낸다는 것 또한 엄청난 목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고민에서 탄생한, 2024년 12부작 정기 컨텐츠를 소개합니다.
「ABOUT STEEL」은 철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월간 정기 컨텐츠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아주 가까운 소재인 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철로 가구를 만든다는 것의 무한한 가능성과 의미까지 샅샅이 다루어볼까 합니다.
저 또한 함께 배우고 탐구한다는 생각으로 임해보려 합니다.
레어로우가 가장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매월 첫째 주에 찾아뵙겠습니다.
|
|
|
첫 에피소드는 철이 가진 고유한 매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철제 가구가 낫냐, 목제 가구가 낫냐'라는 주제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인 논쟁거리가 되어 왔습니다. 사실 정답은 없는 문제입니다. 그저 취향의 차이일 뿐이죠.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철과 나무, 그리고 다른 소재들(패브릭이나 가죽, 유리 등)을 섞는 가구 디자인도 많이 보이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저처럼 과감하게 철제 가구가 낫다고 대답하는, 철제 가구만을 고집하는 사람도 존재합니다.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실래요?
철에서 시작되는 모든 이야기, 「ABOUT STEEL」 |
|
|
*유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미드센추리 풍의 빈티지 철제 선반. |
|
|
최근 인더스트리얼과 미드센추리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저는 '킨포크' 시절 이전부터 철제 가구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증거를 찾기 위해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거로 잠시 여행을 떠났는데, 18년 9월 24일의 제가 이런 글을 남겼더군요. |
|
|
"내 취향은 나도 설명하기 참 애매한데, 그나마 둥근 것보다는 각진 것을, 다양한 색채보다는 무채색을, 남성적인 것보다는 중성적인 것을 선호한다." |
|
|
애매하다고 하기에는 상당히 구체적이었던 제 취향은 북유럽 느낌의 인테리어와는 정말 거리가 멀었던 것 같습니다. 하얗고 보드라운 목제 테이블에 파스텔 톤의 동글동글한 오브제들과 함께 놓인 킨포크 한 권. 어쩌면 저는 킨포크를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취업을 하고, 대학가 원룸에서 벗어나 새로운 집을 구한 뒤 가장 먼저 구매한 것이 바로 철제 모듈 선반 가구였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인테리어라는 것을 해보기 위해 구매한 가구였고, 레어로우와의 첫 만남이기도 했습니다. |
|
|
*약 5년 2개월 전 기록된 철제 가구와의 첫 만남. |
|
|
첫 구매 이후 철제 가구의 매력에 빠져버린 저는 철제 선반과 가구들을 계속해서 사들이며 작은 원룸을 알차게 채워나갔습니다. 1칸으로 시작했던 SYSTEM301도 3칸까지 확장되었고, 스툴이나 테이블, 조립식 선반까지 그 종류가 늘어났습니다. 어두운 무채색 외에도 블루, 오렌지 등의 비비드한 컬러와 스테인리스 스틸같은 날것의 패턴까지 그 느낌도 다양해졌구요.
아쉽게도 지금은 단종된 SYSTEM301을 포함하여, 레어로우의 여러 철제 가구들은 여전히 저와 함께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위 글에 제가 느끼는 철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들이 녹여져 있습니다. 나무나 다른 소재들은 따라할 수 없는 유니크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
|
|
첫 번째는 포인트는 '살아있다'는 느낌입니다. 생생하다는 느낌보다는 날것이라는 느낌의 의미로 말이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아주 예전부터 목제, 특히나 원목 가구에 대한 반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나이테와 나무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다'는, 표현 자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가구로 만들기 위해 베고 잘라버린 나무들이니까요.
그래서인지 날것의, 거친 느낌이 살아있는 철제 가구에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부식을 방지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도장과 가공 처리가 되어있지만, 황동이나 은처럼 원물 그대로의 색감이나 표현이 살아있는 철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생존력'입니다. 가구에게는 낯선 표현이겠으나, 이만큼 적절한 단어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흔히 갈대에 삶을 비유하듯, 철제 가구도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강한 충격이 가해질지라도 부서지거나 찢어지거나 찌그러지는 대신 휘고 마는 성질이죠.
이를 활용하여 얇은 철판을 여러 번 접으면 엄청난 내구도와 하중을 얻을 수도 있고, 힘을 가하는 정도를 잘 조절하여 곡선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자취생으로서 좁은 공간에 많은 짐을 쌓아야 하고, 이사도 잦은 저에게 철제 가구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직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고, 여러 번의 이사와 이동에도 망가짐 없이 잘 견뎌내주었습니다. |
|
|
제 이야기에 공감이 되시나요? 이 레터를 읽으시는 독자분들께서는 어떤 소재를 선호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번 레터를 통해 철의 매력이 궁금해진 분들이 있으시다면, 레어로우의 트레이나 툴 박스부터 차근차근히 시작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다음 레터 때 뵙겠습니다. |
|
|
레어로우 rareraw
장안동 쇼룸 |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83길 31 스틸얼라이브 1층
성수 레어로우 하우스 |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20
|
|
|
|
|